프란츠 카프카의 변신을 연극으로
20세기 초반 시대를 앞서갔던 체코의 대문호 프란츠 카프카의 변신이라는 작품을 읽어보셨나요?
변신이라는 작품을 연극으로 만들어 극단 이구아구에서 선보였습니다.
배우는 다섯명, 그레고오르, 그레타, 잠자, 잠자부인, 지배인 5명이 연기를 합니다.
이제껏 봐왔던 재미를 추구하는 연극과는 확연히 다른 분위기의 정극입니다.
대사를 배우들이 이어가면서 몰입하게 하는 거라든지, 상황에 맞는 배경음악이라든지, 정극만의 연출을 보게 되네요.
변신이라는 소설은 주인공 그레고오르가 어느날 갑자기 거대한 벌레가 된다는 내용의 소설입니다.
이 무슨 말도 안되는 소리인가 싶은데 변신을 읽었든 안읽었든 관객은 이야기 속으로 빨려들어가게 되는 카프카의 힘이 느껴집니다.
무대는 비계를 이용한 공간을 무대로 하고 오롯이 배우들의 연기와 마임으로 마치 책을 읽듯 무대를 상상하게 만드는 것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스토리에 힘이 없다면 하기 힘든 일이 아닌가 싶습니다.
예전에 봤던 벚꽃동산이 떠올랐습니다.
이야기처럼 배경도 어둡고 침울한 느낌입니다.
이야기는 인간의 존엄성과 관계에 대한 주제를 말하고 있습니다. 가족을 위해 헌신했지만 한 순간에 쓸모없어지고 나니 가족들은 점점 그레고오르를 외면하고 결국 그는 죽게 된다는 슬픈 이야기입니다.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배우들의 연기였습니다.
갑변곤충을 열연한 그레고오르의 연기는 정말 대단했습니다. 그리고 중년의 배우들의 농후한 연기와 그레타의 젊은 열정이 느껴지는 연기는 연기 그 자체를 보는 맛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연출에 대한 창의성이 연극을 예술의 경지로 올리는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이게 연기구나 싶은 배우들의 열연, 배우지망생들이 이 연극을 한번 보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관객을 끌어당기는 힘은 스토리와 배우들의 연기에서 나오는 것 같습니다.
맏고 보는 극단 이구아구의 제17회 정기공연
카프카의 변신, 재미보다는 의미를 음미할 수 있는 훌륭한 공연이었습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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